최근 OTT에서 화제가 된 영화 ‘새벽의 저주녀’를 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공포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웃기고 슬프고… 심지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기까지 하더라고요. 여름밤, 오싹한 기분을 원하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은 영화를 찾는 분들께 이 영화를 강력히 추천하며, 오늘은 이 영화에 대한 저만의 감상과 해석을 담아 리뷰해보려고 합니다.
무기력한 일상 속 그녀가 나타났다
주인공 길구(안보현)는 요즘 청춘을 대변하듯 퇴사 후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전형적인 청년 백수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 반복되는 무료함 속에서 아랫집으로 이사 온 청순하고 조용한 그녀 '선지'(임윤아)를 처음 마주하게 됩니다.
첫 만남은 흔한 로맨틱 코미디 같았습니다. 훈훈한 외모, 수수한 말투, 정리된 말씨의 그녀에게 단숨에 마음을 뺏긴 길구. 뻔하지만 현실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만한 ‘첫눈에 반함’의 설렘이 잔잔하게 흐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여기서 방향을 휙 틉니다.
다음날 새벽, 엘리베이터에서 마주한 그녀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입니다. 창백한 피부, 다크서클, 기괴한 웃음… 마치 악마가 들린 듯한 모습. 전날 보았던 그 청순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기괴한 존재가 되어버린 선지. 이 장면에서부터 관객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과연 이게 같은 인물이 맞는 걸까?
그녀의 비밀은 ‘시간’에 있었다
영화의 핵심은 바로 시간에 따른 그녀의 이중적 변화입니다. 낮에는 말도 예쁘고 배려심 많은 선지가, 새벽이 되면 인격이 완전히 바뀌며 ‘악마’ 같은 모습으로 돌변하는 것이죠. 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길고는 처음엔 도망치고 싶었지만, 호기심과 묘한 책임감 사이에서 그녀를 향한 감정을 계속해서 키워나갑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인물, 선지의 아버지 장수(성동일). 그는 길구에게 이들 가족에게 씌워진 저주의 존재를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그 말에 따르면, 이 저주는 단순한 병도, 정신질환도 아닌 ‘진짜 악마의 저주’에 가깝습니다. 장수는 길구에게 황당한 제안을 합니다. 바로 “새벽에만 선지를 지켜주는 보호자 아르바이트”를 맡아달라는 것. 정식 계약서를 쓰고, 조건도 어느 정도 괜찮지만 조건 하나가 명확합니다. 절대 선지를 건드려선 안 된다는 것.
이 시점부터 영화는 코믹과 호러, 그리고 묘한 로맨스를 넘나들며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상대를 지켜주고 싶은 길구의 마음과, 언제 폭주할지 모르는 악마 같은 선지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 이 간극에서 오는 긴장감이 상당히 흡입력 있게 다가옵니다.
웃기면서도 무섭고, 동시에 뭉클한 영화
‘새벽의 저주녀’는 그 자체로 장르 실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장면은 무섭고, 다음 장면은 웃기고, 또 어떤 장면은 심각하게 슬픕니다. 그렇다고 장르가 뒤죽박죽인 건 아닙니다. 오히려 각각의 감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삶 자체를 영화로 풀어낸 느낌입니다.
특히 선지가 ‘변하기 직전’의 장면들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본인도 자신의 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자책감, 그리고 길구에게 해를 끼칠까 두려워하며 도망치려는 장면은 단순한 호러가 아닌 감정 드라마에 가까웠습니다.
임윤아 배우는 이중적인 캐릭터를 정말 섬세하게 연기했습니다. 한 순간에는 투명하고 여린 이미지였다가, 또 다른 순간에는 이성을 잃은 악마 그 자체로 변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윤아가 이런 연기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어요.
평범하지 않기에 더 특별한 로맨스
이 영화는 말합니다. “사랑은 완벽한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상처까지 껴안을 수 있는가의 문제다.”
길고는 선지가 새벽마다 괴물처럼 변해도 끝내 그녀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 모습에서 단순한 호러가 아니라, 현실 속 관계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대입할 수 있었습니다.
엔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하지 않겠지만, 단순히 “저주를 풀었다!”는 식의 마무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아름다운 일인지를 다시 한번 곱씹게 하는 결말이었습니다. 여운이 깊게 남아요.
📌 관람 팁
- 잔잔하게 시작하지만 후반부 몰입도가 정말 높습니다. 초반에 끈기 있게 보시길 추천드려요.
- 불 꺼진 방에서 혼자 보면 공포감은 +50%, 몰입도는 +100%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혹시 이 영화 보신 분 계시다면, 여러분은 선지를 끝까지 지킬 수 있을 것 같나요?
다음에도 좋은 영화 리뷰로 다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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